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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가 되는 예술/미술

그림이야기: 이중섭화가, 순수와 열정사이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11. 7.

 

 

 

 

 

이중섭작품

 

 

 

 

 

한국에서 박수근 화백과 더불어 가장 유명한 국민화가 입니다. 두 분 다 그림값으로 치자면 일이등을 다투고 있죠. 그래서 그의 유작 중 반 정도가 가짜라고 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화가입니다.

 

 

 

 

 

이중섭 작품 "황소"

 

 

 

 


그의 작품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황소 그림입니다. 강렬한 색감에 거친 붓터치가 인상적은 그림입니다. 그래서 에너지와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이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그의 그림은 아래의 그의 가족화와 은지화 그림입니다.

 

 

 

 

 

 

 

 


마치 동화책 삽화그림같은 구도와 색감 그리고 거친 드로잉이 한참 우리를 상상 속이나 이야기 속으로 끌고 가는 듯합니다.  그의 그림에선 가난도 걱정도 고통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부유한 집 아들로 태어났지만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한국전쟁이 시작되면서 그의 고단한 삶이 시작됩니다. 일본인 아내와 아들 둘을 데리고 피난길에 오른 그는 제주도까지 내려갑니다. 제주도에 가서도 변변한 직장도 집도 없었던 그는 아는 지인의 단칸방에서 4 식구가 옹기종기 지냅니다.  재작년쯤 가족들과 제주도를 갈 기회가 생겨서 이중섭박물관과 거리, 그리고 그가 살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어떻게 여기서 4명이 지내셨는지 너무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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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돈이 없어서 담배 속지였던 은지에다가 그림을 그린 은지화가 후에 유명해지기도 했습니다. 천생이 화가에다가 그림 말고는 별로 할 줄 아는 게 없었던 그는 그릴 수 있는 것이면 어떤 것에라도 그리고 싶었던 듯합니다. 실제로 보면 정말 손바닥보다 작은 종이에 얼마나 빼곡히 그려져 있는지 모릅니다.

 

 

 

 

이중섭의 은지화그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와 아들 둘을 끔찍이 사랑했던 그는 가족의 힘으로 그 힘든 시기를 견디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극심한 가난으로 아내도 아들도 병이 들자, 아내의 친청 쪽에서 아내와 아들 둘만 다시 일본으로 불러들입니다. 그 후 혼자서 그림을 그려 화가로써 입지를 다진 후 가족을 다시 부르려고 했지만, 일본과 한국 간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그 길이 끊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가난으로 인한 영양실조 그리고 외로움 때문이었던지 그도 건강이 악화되면서 세상을 떠납니다.

 

 

 

 

이중섭이 아내에게 보낸편지

 

 

 

 

  아내와 아들들이 일본으로 떠난 후 틈이 날때마다 아내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편지에 그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그리고 아내와 가족을 그리워 하는 편지가 후에 책, 이중섭의 편지로 나옵니다. 그 당시에 한국문화에서 자란 남성이 아내에게 이렇게까지 로맨틱할 수 있나 싶을 정도의 열열한 사랑의 편지들이었습니다. 그녀는 가난했지만 사랑만큼은 원없이 받은듯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남편이 떠난 후에도 남편만 그리워하며 60년을 홀로 아들둘만 키우셨습니다. 

 

"가장 아름답고 소중하고 또 소중한 내 사랑 내 기쁨의 샘 남덕 씨

진심 어린 편지와 셋이서 찍은 사진과 친구와 찍은 사진 네 장을 받고

너무 기뻐서 기뻐서 기뻐서.....

내가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니....

꿈같은 기분이란 지금의 내 마음을 말하는 것일 테지요.

사진에 나온 남덕 태현 태성의 모습은...

그냥 그대로 가슴에 담아버리고 싶을 만큼 사랑스럽고 또 사랑스러운 모습이었소.

그대는 너무도 아름답고 소중하고 훌륭한 나의 유일한 사림이라오."

- 이중섭의 편지 중

 

 

그의 인물화를 보면 사람들이 모두 얽히고 연결되어 있는 그림들이 많습니다.  사람사이에 대한 소속감 일체감 중요하셨던것 같습니다. 누드화도 많지만, 전혀 야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천치 난만한 어린아이 같지요. 아마 그분의 심성이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해서 네 명이 옆으로 모로 세워 자야 잘 수 있었던 그 방에서, 살을 부대끼며 살아던 그 시절이 행복하셨다고 하니까요. 

박수근 화백도 이중섭 화백도 한국전쟁을 겪으시며 찢어지게 가난하고 힘든 시절을 보내셨지만, 그분들의 그림엔 그런 아픔이나 고통이 보이지 않습니다. 박수근 화백의 그림에선 오히려 고요하고 평안한 일상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중섭 화백의 그림은 천진난만함과 순수함,  그리고 희망이 보입니다. 그의 삶을  전혀 그러지 못했는데 말이죠. 아마도 그분의 마음이 그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환경이 어려워도 그 순수함과 희망을 놓지 않으셨기 때문에 그림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환경에 늘 휘둘리기만 하는  내 마음도 다시 다잡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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