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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모자녀

(자기대면/미해결과제)안정적이고 평안한 육아를 하고 싶다면 나의 마음과 마주하세요.

by art therapist (아트) 2021. 1. 5.

www.youtube.com/watch?v=kxuCAx-ZXMQ

 

 

개인적으로 육아를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내 감정을 다스리는 일이었습니다. 머리로는 잘 타이르고 기다려주고 참아야 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 내 안에서 소용돌이 감정의 폭풍을 다스리는 것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아이가 커가면서 부모의 의견을 잘 따르지 않거나 따지고 들거나 자신의 주장이 강해질 때 그 갈등은 점점 커집니다. 그리고 윽박지르거나 무섭게 해서 내 말을 잘 듣게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질 때가 많아집니다. 

 

그러나 이런 협박이나 윽박, 혹은 체벌을 사실 훈육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부모의 말을 100% 이해해서 부모의 말을 따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순이 그냥 맞기 싫어서 혹은 이 무섭고 불편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함이 많이 때문에 이후에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눈치만 많이 늘 뿐이지요. 또는 반대로 기질에 따라 자아가 강하고 반항기가 있는 아이들은 그런 막무가내의 윽박과  협박에 오히려 강하게 반발합니다. 그러면 부모는 더 강한 처벌 내지는 억압을 하게 되고  악순환만 이어질 뿐입니다. 

 

그래서 인간관계 특히 육아를 할 땐 마음을 중립적이고 평안하게 유지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그때 필요한 것이 자기 대면입니다. 위의 영상에서 오은영 박사님께서 너무나 경직되고 불안해 보이는 엄마를 따로 불러 여러 가지 질문을 합니다. 이 엄마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나누는 것이 너무 어려웠고 그 때문에 가까운 인간관계와 육아가 너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은영 박사님의 어린 시절 질문에 금방이라로 눈물이 터질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이혼한 부모때문에, 또 잘 나가는 언니와의 비교로 많이 위축되고 경직된 어린 시절을 보낸 듯합니다. 그것이 그녀의 불안을 증가시켰고 아이와 안정적이고 편안한 육아를 방해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박사님께서 그 부분을 해결하시려고 따로 엄마와의 면담을 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큰애를 키울때 독립적인 것을 무척이나 강요했습니다. 초등학교 가서도 자신의 물건을 알아서 챙겨가고 잃어버리지 말 것 등을 항상 주지했습니다. 그러나 고작 초등학교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빼먹고 가는 일은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리곤 집으로 전화를 해 이것 가져 달라 저것 가져달라 부탁을 했습니다. 그러면  저도 모르게 제 안에서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그래서 전화기에 대고 큰소리로 잔소리를 실컷 퍼부었던 기억이 많습니다.  항상 명목은 ‘"엄마가 그렇게 알아서 잘 챙기라고 했는데 너는 어떻게  그렇게 책임감이 없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제게 뭔가를 부탁할 때 정말 미안해했습니다. 저는 이때만 해도 제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아이를 책임감 있게 키우려는 육아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제 착각이 깨어지는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중학교 올라간 딸은 새로 갈 학교에 이것저것 받아야 할것 있었고 학교 스케줄표를 받아와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 막 백일이 지난 갓난쟁이였던 동생을 데리고 가는 게 싫었던 딸은, 친구랑 가겠다며 저보고 집에 있으라고 했습니다. 그리곤 아니다 다를까 중요한 서류를 놓고 왔다며 다시 가져다 달라고 전화가 왔습니다. 정말 미안해하면서요. 그때 제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 엄마가 분명히 제대로 챙겨가라고 했잖아! 너는 중학생이 되어서 까지 이러면 어떡하냐? 도대체 언제까지 엄마가 챙겨줘야 하냐!” 며 난리난리 쳤습니다.  그리고 큰애는 저에게 미안하다며 거듭 사과를 했습니다. 서류를 갖다 주고 가면서도 분이  풀리지 않아 계속 씩씩거렸습니다. 그러나  학교에 가서 다들 엄마들이 함께 와서 있는 것을 보고, 딸이 아무리 그렇게 말했어도 엄마인 제가 함께 왔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왜 번번이 이렇게 딸아이가 무엇인가를 가져다 달라거나 부탁을 하면 화가 치밀어 오르는 이유를 몰랐습니다. 사실 별일이 아닌데 말이죠. 

 

그러면서 제 스스로에게 질문이 했습니다. "너는 왜 이렇게 이런 일에 화가 나는 것이냐? " 하며요.  그렇게 소용돌이치고 있는 감정을 자세히 살펴보니, 저는 제 엄마 아빠에게 화가 난 것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저희 엄마는 집에서 일하시는 워킹맘이셨습니다. 어릴 적 늘 바쁘시고 힘드셨습니다. 그래서 학교일이나 소풍이나 발표회 등에 자주 못 오셨습니다. 또한  특히 아버지는 늘 책임감을 운운하시면서 도시락을 안 가지고 가도, 비가 와도, 숙제를 하고 까먹고 가도 갖다 주지 말라고 엄포를 놓으셨습니다. 자신이 챙겨가지 못했으면 그냥 굶고, 선생님한테 혼나는 것이라면서요. 그래서 저는 도시락을 모르고 까먹고 가도 굶어야 했고, 숙제를 해놓고 못 가져가도 선생님께 맞아야 했습니다. 비 오는 날 다들 엄마들이 나와서 기다리는데 그냥 비를 맞고 집에 갔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들로 집에 가서도 단 한 번도 부모님께 서운하다 속상하다 표현한 적이 없습니다. 그냥 속으로 꾹꾹 눌러왔던 것이었습니다. 

 

이제 나이가 서른이 넘어서 다 지나간 일이라 생각이 들었는데 , 그때의 감정이 올라오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자식한테 그럴 수가 있었냐?" 면서요. 그리고 저는 큰 딸에게 그 화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럴 때 부모는 절대로 중립적이 될 수 없습니다.  "나도 이렇게 당했으니 너도 알아서 해라"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제가 그렇게 싫어하던 아버지의 삶의 태도를 아이에게 강요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것을 깨닫고 나서 정말 혼자 펑펑 울었습니다. 딸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서 울었고, 제 속에 그 어린아이가 여전히 크지 않고 있어서 불쌍해서 울었습니다. 내 감정의 실체를 알고 나니 딸아이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돌아온 아이를 붙잡고 “ 네가 잘못한 것이 아니야!  엄마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화가 났었는데 너한테 화풀이를 했던 거였어. 엄마가 지금 그걸 알았어. 정말 미안해. 별것도 아닌데  엄마가 너에게 너무 화내고 야단친 거 너무 미안하다. 진짜로 네 잘못 아니야!” 라며 아이를 안고 펑펑 울면서 사과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저희 딸은 너무 어리둥절했지만요. 그 이후론 아이들이  뭘 부탁하거나 실수할 때 예전처럼 불같이 화를 내지는 않습니다.  제 마음에 찰랑거리며 감정적 동요를 읽으켰던 그 물동이는 박살이 났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물동이 하나 깨어진 것으로 완전한 마음의 평화는 찾지 못합니다. 우리 안에 사실 많은 물동이들이 있거든요.)

 

이렇듯 자기 대면을 하고 나면 나중에 비슷한 일이 경험해도 감정이 요동치지 않습니다. 감정이 요동친다는 것은 내 안에 이미 차고 넘치는 것이 너무 많다는 증거이거든요.  그러나 이 자기 대면이 참 힘듭니다. 부정적인 기억, 아팠던 감정을 다시 되새기는 것은 전혀 기분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다 묻어 놓고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른들끼리 사는 사회에선 어느 정도 끄집에 내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하지 말아 달라 부탁할 수도 있고, 관계를 단절하거나 떠나면 그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육아를 하게 되면 이 묻어놓은 감정을  아이들이 건드릴 때가 너무 많습니다.  자녀의 크는 과정에서 나의 어린 시절이 자꾸 겹쳐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도망가거나 회피할 수도 없습니다. 우린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 아픈 부분을 건드리는 아이가 싫어지거나 화가 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중립적인 훈육이 힘든 것입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나를 화나게 한다고 생각하고 나를 힘들게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아이들은 말썽도 피우고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건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것에 반응하는 내 감정은 온전히 내 것입니다. 그리고 남들이 보기엔 별것 아닌 것으로 비이성적인 반응을 한다면, 그것은 나에게 해결되지 않은 뭔가 있다는 것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자기대면은 부모를 원망하라는것고 아니고 부모에게 가서 따지라는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따지고 든다고 해서 사실 미안하다고 하는 부모는 많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분들은 그때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 하기 때문입니다 . 스스로 자신이 아팠고 상처받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인정하라는것입니다. 스스로 알아채는 것만으로도 위로하는 것만으로도 많이 달라집니다.

 

아이를 셋이나 키우고 나서 어릴 때 부모님이 무서워 제 마음 억누르고  착하게 산 것을 너무너무 후회했습니다. 물론 그땐 그것이 최선이었지만요. 어릴 때 너무 억눌러 버린 감정 때문에 사실 제 안에  이런 여러 종류의 감정의 물동이들을 만들었습니다. 한번 이렇게 깨트리고 나면 좀 괜찮아졌나 싶어도, 또 다른 일로 요동하고 흔들리는 저를 보면서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울며불며 자기대면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바뀌지 않으면 저의 아이들에게 또  이 정서적 흙수저를 물려줘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건 정말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생전 느끼지 못한 감정을 느낄 때가 너무 많습니다. 때로는 너무 기분 좋은 감정이기도 하고, 때로는 다스려지지 않는 불같은 감정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때 억지로 참거나 혹은 자녀들이나 배우자에게 쏟아내기 전에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셔야 합니다. “ 왜 이렇게 까지 화내니?  왜 이렇게 까지 서운한 건데? 언제부터 이런 마음이 들었던 거니?  이게 정말 애들 때문인 거야? 아님 다른 것 때문인 거야? "  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시면서  자신의 마음과 마주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대면하고 그 마음을 만져줄 때 자유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부모로서 중립적으로 아이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 중립적인 태도를 가지고 아이를 사랑하고 훈육하는 것입니다.   나는 아프고 힘들어도 우리 자녀들을 위해서 때론  자신의 마음과 만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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