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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모자녀

(아동심리상담/ 부모교육) 형제자매 차별하지 않으려면..

by art therapist (아트) 2021. 5. 15.

자녀가 한 명 이상인 부모님들의 경우 아이들을 똑같이 사랑하고 키우고 싶어 하십니다. 특히 첫째를 낳고 동생을 보게 되면 큰아이가 왕좌를 빼앗긴 왕의 마음과 같다는 말에 부모님께서 더 애틋하게 대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이렇듯 요즘 부모들을 사실 모든 아이들이 공평하게 사랑받고 크길 원합니다. 저희 어린 시절처럼 여자라서 혹은 첫째라 막내라 차별하며 키우는 경우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차별하지 않게 키운다는 말이 아이들에게 똑같은 옷을 입히고 같은 장난감을 주고 같은 시간만큼 놀아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차별의 기준은 부모가 베풀어준 관심과 애정의 길이와 양이 아니라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각각 느끼는 정도가 기질에 따라 틀립니다. 아이들의 발달과정과 기질에 따라서 아이들이 사랑이라고 느끼는 순간은 천차만별입니다. 따라서 똑같이 키워도 누구는 사랑받았다 느끼고 누구는 외로웠다 느낄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내가 어떻게 공평하게 사랑을 나눠줄것인거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부모에게 받고 싶은 사랑과 욕구를 알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일단 아이들의 기질을 파악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기질에 따라 어떤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의심하고 확인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있고, 또 어떤 아이는 편안하게 안정감을 가지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두 아이에게 똑같은 사랑을 줘도 전자는 부족하다 느끼고 후자의 경우는 충분하다 느낍니다. 따라서 전자의 아이는 이런 경우 차별을 받는다 느낄 수 있습니다. 각각의 아이들의 애정과 관심의 욕구가 다르다는 것을 인지라고 아이들의 욕구를 어느 정도는 채워주셔야 합니다.

두번째 아이들이 언어로 소통을 할 수 있게 되면 아이들의 마음을 가끔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는 공평하게 차별 없이 대하려고 하지만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무심코 나간 말 한마디, 눈빛, 태도에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끔은 따로 있을때 " 엄마 아빠한테 서운한 거 없어? 속상한 일 없었어? 동생/ 오빠/ 언니 때문에 화나는 일 없었어? "라고 물어봐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부모님이 나의 마음과 생각에 관심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마음은 많이 풀립니다. 더 나아가 그때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더 좋겠지요.

몇 년 전 유명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둘째 딸이었던 덕선이의 서러움이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언니와 이틀밖에 차이 나이 않는 생일 때문에 케이크 하나로 해치워버리려는 아버지에게 서럽게 외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덕선이의 울분은 케이크를 안 사 온 것보다는 자신의 의사를 무시한 아버지의 무심함이었습니다. 또한 자신에게는 계란을 먹고 싶지 않냐로 물어봐주지 않는 엄마를 향한 서러움이었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선 불평불만 없이 둥글둥글한 덕선이의 마음을 열어볼 생각을 못한 것이지요. 이미도 덕선이는 먼저 불평불만을 토로한 적이 많이 없어서였을 것입니다. 그러면 부모들은 다 괜찮은 줄 착각하게 됩니다.


세 번째는 아이들끼리 그 어떤 것으로도 ( 성적/ 성격/ 외모 등)으로 비교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아무리 좋은 의도였다 하더라도 비교하는 순간 열등한 아이는 차별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형만큼 언니만큼 하지 못하면 부모에게 사랑받거나 인정받을 수 없는 존재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차별하지 않게 키우는 것의 첫 번째는 비교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네 번째 가족이 함께 모이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의 아이들과 개별적인 시간을 가지는 것이 정말 필요합니다. 모든 아이들은 부모에게 온전한 사랑, 나만을 위한 사랑을 바랍니다. 그러나 형제 자매가 있는 경우 그 욕구를 매순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단 하루에 10분 혹은 일주일에 한두 번은 아이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때 다른 모든 것을 제쳐두고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하고 손을 잡아주고 함께 교감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 시간에 엄마 아빠가 항상 이렇게 해주지는 못하지만, 부모가 너를 항상 사랑하고 있음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나를 개인적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그 확신으로 일상생활에서 덜 외롭고 차별받는다 느낍니다.

좀더 구체적인 팁을 들이자면 연령이 어린아이들의 경우는 좋아하는 놀이나 게임을 하거나 꼭 끌어안고 좋아하는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나이가 어릴수록 스킨십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리고 연령이 좀 큰 아이들의 경우는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러 가거나 함께 게임이나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을 표현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시간엔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거나 엄마 아빠의 바람이나 계획 등을 일장 연설하는 건 절대 안 됩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엄마 아빠는 온전히 너에게만 관심이 있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다둥이를 키우다 보면 정말 몸이 열두개라도 모지라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 아이들이 서로 억울하다 공평하지 않다. 아우성칠때도 많습니다. 그들의 욕구는 도무지 채워지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도 어린 시절에 차별을 받았다고 느끼며 서러웠던 것은, 나보다 더 좋은 물건을 사주고 더 많은 용돈을 주고 하는 어른들의 행동보다 내 마음엔 도무지 관심도 공감해주지 않는 부모의 태도였던 것 같습니다. 환경이나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난 일들 보단, 그 일에 상처 받고 소외받고 억울하다고 느끼는 내 마음을 부모는 도무지 알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형제자매들에게 물질이나 부모가 함께해주는 시간의 공평함보다는 각각 아이들의 마음을 좀 더 들여다보려고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차별의 시작은 불공평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무관심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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