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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부부관계

(부부상담치료/소통) 부부싸움, 피할수 없다면 제대로 하기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7. 28.

 

 

 

 

 

 

 

 

 

부부싸움은 참 힘듭니다. 내 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등을 돌리고 날을 세우는 건 너무 괴로운 일입니다. 그래서 많은 부부들이 싸우지만 않으면 잘 사는 것이라 착각하고, 무조건 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부부싸움을 잘하면 오히려 비가 온 뒤 땅이 굳듯이 더욱더 견고한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서로의 다름과 의견 차이를 알고 받아들이고 조율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방적인 배우자의 폭력이나 학대, 불륜, 도박, 중독 등등은 이 부부싸움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이런경우는 정말 전문가적인 치료나 사회적 도움이 필요합니다. )

  

 사실 부부 사이에 싸운다는 것은 두 사람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거나, 아니면 둘 사이에 조율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다는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들을 마주하지 않고 피하고 도망가기만 한다면 싸우지는 않을 수 있지만, 서로가 절대로 가까워질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많은 부부들이 싸우는 도중에 서로에게 상처만 주고, 넘지 말아야 할 선들을 넘음으로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가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사실 부부싸움 자체에 좋고 나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싸움 중에 해서는 안 될 말과 행동 그리고 꼭 해야 하는 방법은 분명히 있습니다. 

 

부부가 만나서 어차피 피할수 없는 게 싸움이라면 제대로 하는 것이 부부 사이나 자녀들에게 훨씬 유익이 됩니다. 

 

부부싸움에 있어서 가장 첫번째로 알아야 할 것은, 내가 배우자에게 진정 원하는 요구/욕구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해서 전달하는 것입니다. 상대를 비판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나의 감정과 문제에 집중해서 나의 요구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나는 ------ 때문에 서운하다. 나는 당신이 ------해주길 바란다.  나는 ---------- 가 더 필요하다 등등. 보통 부부싸움이 더 커지는 이유는 문제 자체보다는 나를 비난하거나, 말하는 태도, 눈빛, 뉘앙스 때문에 더 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어떤 경우는 내가 이런것 까지 일일이 말해야 하나라고 하는 분들도 참 많았습니다. 특히 아내들의 경우, (네.. 일일이 꼭꼭 집어 말해야합니다. ) 그래야 알아듣고 이해되는 남편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은 아빠가 되어가지고 어떻게 애들이랑 놀아주지 않느냐” 보다는 “나는 당신이 시간이 있을 때 애들이랑 좀 더 놀아줬으면 좋겠어”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내가 원한 욕구/소망은 남편이 육아일에 더 참여했으면 좋겠다이지 남편을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기분이 나쁘면 보통 배우자를 비난하는 말을 시작하기 때문에 싸움 더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의 비난에 동의할 배우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다른예제:

"당신은 어쩜 그렇게 무심하냐? "보다는 "나는 당신이 나에게 좀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집안꼴이 이게 뭐냐?" 보다는 "일하고 왔는데 집이 어질러져 있으면 더 피곤해 진다." 

 "애는 나혼자 낳았냐?" 보다는 "나혼자 애키우는게 너무 힘들다, 당신이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 

"니가 나를 가장으로 생각하기는 하냐?" 보다는 "나는 이집에서 내 자리가 없는 것 같다. 무시당하는 것 같아 화난다"

"당신은 친구/돈/게임/컴퓨터.. 밖에 모른다" 보다는 " 나는 당신이 나에게/ 가정에/아이들에게 좀더 시간을 내주면 좋겠다." 

이렇게 전달하는 말의 모양새만 바뀌어도 언성을 높일일은 줄일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부부싸움 중에 검사가 되지 말고 협상가가 되세요. 물론 싸움이 일어나는 이유는 당연히 배우자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배우자에게 잘잘못을 따지는 검사가 되지 말고 문제를 타협하고 조율하겠다는 마음으로 다가가는 게 중요합니다. 사실 부부 사이에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는 잘잘못의 문제라기보다는 기질과 성격의 차이가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많은 부부사의 문제들은 그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내가 검사가 되는 순간, 배우자는 더더욱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번째는 부부싸움의 주제가 A로 시작했으면 A로 끝내야 합니다. 많은 부부들이  원래 시작했던 의도와는 다르게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아무것도 해결되지 못한 채,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부부싸움의 주제가 싸우다 보면 이리저리 옮겨 다니기 때문입니다. 만약 오늘 이야기 주제가 재정문제였다면, 재정문제로 합의를 보고 끝내야 합니다. 재정문제에서 자녀교육문제, 친정, 시댁문제 등등으로 옮겨 다니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감정싸움으로 치닫게 됩니다. 

 

 

네번째로는 너무 감정이 격해져서 아무 말이나 하고 싶어 진다면, 잠깐 break time을 가지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그러나 그냥 덮어두고 넘어가지는 말아야 합니다. 다시 배우자가 진정이 되면, 그때 반드시 다시 이야기 해야 합니다. (보통 남편들은 아내보다 언어 표현능력이 떨어집니다. 남편의 생각이 잘 정리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남편분들은 아내가 말하지 않아도 내 맘을 잘 알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않으셔야 합니다. 전하지 못한 내 진심 따위는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습니다. 아내에게 내 생각과 감정을 잘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셔야 합니다.

 

다섯 번째는 배우자의 약점은 건드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화가 나고 내가 너무 아프면, 상대방도 아프게 하고 싶어 집니다. 그래서 종종 부부싸움 중 본심은 아니었으나, 그때 너무 화가 나서 상대를 화나게 하려고 험한 말/행동을 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화가 가라앉은 후, 자신의 말과 행동을 후회하는 경우를 참 많이 보았습니다.  문제 해결과 상관없이 배우자에게 상처를 줄려고 하는 말이나 행동은 정말 자제해야 합니다. 그 당시 그것이 너무 힘들다면 차라리 타임 아웃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배우자가 욱해서 나온 말과 행동 때문에 평생 괴로워하는 남편과 아내들을 참 많이 보았습니다. 우리의 혀는 정말 칼보다 예리하고, 그 상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회복되는데 오래 걸립니다. 

 

여섯번째는  심각한 이야기는 상대의 컨디션을 보아가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배우자가 너무 피곤하다던지 배가 너무 배가 고픈 상황에선 사실 아무것도 귀에 들어 오지 않습니다. 그럴땐 좋은 이야기도 싸움으로 끝날수 있습니다. 심각하고 중대한  사안이라면 서로가 마음도 여유롭고 배도 충분히 부른 상태에서 시작하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조심한다 해도 싸우다 보면 서로에게 실수하고 잘못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가능한 한 빨리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관계 회복에 좋습니다. 내 마음의 죄책감이나, 이 어색한 사이를 모면해 보려고 던지듯 하는 사과가 아니라,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나온 실수나 말들 때문에 배우자가 마음이 아팠다면, 그 마음을 헤아려 진심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그러면 배우자의 마음은 풀릴 수밖에 없습니다. 

 

 부부싸움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를 더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이 싸워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싸움으로 부부의 사이가 틈이 벌어지고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더 견고해지고 튼튼해지길 바랍니다. 

 

육아팁: 웬만하면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격렬하게 싸우는 건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 자녀의 마음은 그 누구의 편도 들 수 없는 전쟁이 일어난 것과 같습니다. )  그러나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었다면, 나중에 아이들 마음을  꼭 다독여 주셔야 합니다. "엄마, 아빠 싸워서 무서웠지? 안그렬러고 그랬는데 그렇게 됐네. 미안해" 라고.. 그리고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도 의견 차이가 있어서 싸울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제 잘 이야기해서  화해했다고 꼭 전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은 왜 부모가 싸우고 또 언제 화해했는지 몰라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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