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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미국생활

(미국생활/소소한 일상) Sierra National Forest 캠핑

by art therapist (아트) 2021. 6. 14.

저희 캠프사이트 입니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처음으로 한 이틀 동안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시부모님과 남편의 누님 가족과 함께 캠핑을 떠났기 때문이죠. 예약글이라도 써야 하나 싶었지만, 저에게 그냥 완전한 자유를 주기로 했습니다. ㅎㅎ 노견이 된 토비까지 데리고 가는 것이 걱정이 되었지만 이미 3개월 전에 예약이 되어있던 가족 약속이라 무조건 출발했습니다.  저희 집에서 한 3시간 반 정도 걸리는 캠핑장이었고  이미 모든 사이트가 예약이 되어 있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습니다. 아마도  아이들 방학과 주말이 겹쳐서 인 것 같았습니다.  각각의 사이트가 나름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도 없어서 마치 이미 코로나가 끝난 것 같은 착각을 주기도 했네요.

근처 호수가 입니다.  풍경이 너무 좋았네요

가는 길에 보인 호수가엔 벌써 수영복을 입고 노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여긴 저희 동네보다 날씨가 더워서 이미 물놀이에 제트스키, 보트를 타고 여름을 즐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마치 하와이인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도착 다음날 남편도 부랴부랴 보트를 빌릴 수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다행히 한대 남은 통통배(?)가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호수를 즐길 수 있었네요. 저는 사실 무지 겁쟁이라 하늘도 무서워하고 물도 무서워한답니다. 두발을 땅에 굳건히 딛고 서 있는 것만 좋아해, 다들 배를 타고 나가 있는 동안 그늘에서 우리 노견이 된 토비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피고 있었지요. 집에 아닌 야외에서 노견을 보살피는 일도  만만치 않더라구요. ^^  

호기심많은 아빠와 아이들은 배를 빌려 호수가를 질주(?) 했습니다. 

알고 보니 맥시멀리스트 였던 두 남매 덕분에 음식이 차고 넘쳐 2박 3일 동안 한 12가지 넘는 음식을 먹었습니다. 남편은 남편대로 많이 가져가고 손 큰 형님도 정말 많이 가져오셨더랍니다. ㅎㅎ 대략 먹은 것만 정리하면, 닭갈비, 김치수제비, 어묵국, 스테이크, 닭꼬치구이, 소시지 구이, 닭다리 구이, 치즈케이크, 붕어빵, 고구마, 옥수수, 라면, 수박, 망고, 과자 등등입니다. 이렇게 많이 먹었는데 정작 사진은 하나도 찍지 못했네요. 전 역시 요리 블로거나 여행 블로거는 소질이 없는 듯합니다. ^^

 

10명이 되는 식구가 함께 모이니 밖에서 밥을 먹는 것도 잠을 먹는 것도 사실 쉽지는 않았습니다.  산중턱에 있는 캠핑장을 찾는 것부터가 나이 많으신 시부모님께는 큰 난관이었습니다.  내비게이션도 고장 나고 구글맵도 사용하지 못하는 어른들이 중간에 길을 잃어버려 엄청 헤매셨거든요. 다행히 남편이 아버님 전화기에 GPS를 연결해놔서 전화로 방향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혀 서로 간에 언성이 높아질 뻔도 했습니다. 원래 가족끼리 여행 가면 싸우기 일수라고 하잖아요ㅎㅎ 그래도 서로 좀 더 참아주고 기다려주고 하는 덕분에 큰 분쟁 없이 잘 마치고 돌아올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밖에 나가서 좋은 구경하고 맛있는 것 먹고 하는 것도 너무 좋지만, 집에 돌아와  깨끗이 샤워하고 이렇게 글을 남길 수 있는 시간이 저에겐 더없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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