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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상담/ 미해결과제) 자이가닉 효과

by art therapist (아트) 2021. 5. 14.

제가 많은 부부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남편들이 아내와 대화를 하기 꺼려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대화를 하다 보면 10년 전 20년 전 심지어 40-50년 전의 캐캐 묵은 시절의 이야기까지 다 나온다는 것입니다. 아내들의 엄청난 기억력에 혀를 내두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과거의 아픈 기억과 실랑이를 하다 보면 대화는 늘 싸움으로 끝나기 때문에 아내가 깊은 대화를 하는 것이 두렵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남편들이 회피와 도망을 선택하는 것이지요. 깊은 대화를 하다가 묻어둔 자신의 실수나 잘못들이 두루마리 휴지처럼 딸려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은 사실 부부사이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받았던 상처나 학창 시절 왕따 혹은 학교폭력을 당한 경우, 그 기억은 시간이 지난다고 잊혀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해소되지 않고 해결되지 않은 미해결 과제( unfinished business)를 훨씬 오래 기억하는 습성이 있다고 합니다. 이것을 자이가닉(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합니다.

블루마 자이가닉( 자이가르닉)이라는 심리학도가 뉴욕의 번화한 식당에서 노트도 하지 않고 주문한 손님의 음식들을 다 기억하는 레스토랑의 직원들의 능력에 놀라 연구를 했습니다. 그들을 인터뷰한 결과 그들은 주문을 받고 음식을 손님에게 가져다주는 순간, 그 기억은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자신의 일이 제대로 처리되기 전까지는 집중해서 기억하고 있다가 일이 끝나면 자신의 메모리에서 버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마디로 인간은 마무리된 일들보다는 마무리가 되지 않을 일을 더 잘 기억한다는 말입니다.



인간관계가에 있어서도 이 효과가 적용이 됩니다. 아무리 연인이나 부부사이 가족 사이에 큰 분쟁, 싸움이 있어도 긴 논의와 대화 끝에 잘 합의하고 용서하면 그 일들을 기억에서 사라진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채 흐지부지 넘어간 일들은, 세월이 흘러도 마음 한구석 어딘가에서 찝찝하게 나를 괴롭힌다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그 가라앉힌 마음을 누군가 건드리는 순간 다시 그 감정이 소용 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것이 계속 반복되다 보면 상대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과 반복되는 입씨름으로 관계는 더 나빠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부싸움이나 부모자녀관계에서 캐캐 묵은 이야기가 반복되다는 말은, 그때 그 일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때 제대로 대화하고 사과하고 합의하고 용서하는 이 모든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그 기억이 배우자와 가족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마 부부생활이 오래되셨거나 제대로된 대화나 소통이 없었다면 서로 간에 이렇게 쌓아놓은 미해결 과제들이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갑자기 해결하자고 달려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배우자가 반복적인 불만이나 과거의 아픔을 토로한다면 그것은 지금이라도 제대로 해결해야 끝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20- 50년 더 듣고 싶지 않다면 말이죠. 그리고 앞으로 문제나 갈등이 생길 때 무조건 대충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서로 간에 부정적인 감정을 남기지 않는 길이기도 하고 싸움을 크게 만들지 않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싸움을 크게 말들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싸움을 격하게 하면 할수록 서로간에 생채기만 만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되도록 그때그때 제대로 해결하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신발안에 든 모래 같은 불편한 감정을 남겨두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지난간 일로 서로에게 왈가왈부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잘 마무리했기에 지나고 나면 무슨 일로 싸웠는지 조차 기억이 안 날 때가 많습니다.

옛말에 호미로 막을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관계도 부부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리 제대로 서로 간에 오해와 갈등을 풀어낸다면 후에 갈등과 오해의 골을 더 이상 깊어지지 않습니다. 사실 내가 속해있는 모든 인간관계의 매듭을 이렇게 잘 마무리할 수 있다며 너무 좋겠지만 사실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 내 곁에 있는 가장 가까운 가족, 즉 부부와 자녀 사이에서만이라도 갈등을 잘 해결하고 마무리하는 노력이야 말로 10년 뒤 20년 위의 가족 관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되리라 믿습니다.

 

( 부부심리상담/ 갈등해결능력) 건강한 부부관계는 갈등회복력에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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