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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소소한 일상/위로) 내가 가는 길

by art therapist (아트) 2020. 7. 31.

 

Photo by  Branimir Balogović  on  Unsplash

“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사람들은 길이 다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산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알수 었지만 알수 었지만

이렇게 또 걸어가고 있네

 

나는 왜 이 길에 서 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무엇이 내게 정말 기쁨을 주는지 돈인지 명옌지 

아니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인지

알고 싶지만, 알고 싶지만 , 알고 싶지만 아직도 답을 내릴 수 없네

 

자신있게 나의 길이라고 말하고 싶고 그렇게 믿고

돌아보지 않고 후회도 하지 않고

걷고 싶지만, 걷고 싶지만, 걷고 싶지만

아직도 나는 자신이 없네

 

나는 왜 이길에 서 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지오디의 길

 

누구나 자신이 선택하고 가는 길에 이런 생각을 해본적이 있을것이다. 내 나이 40이 넘어도 아직 이 고민은 끝나지 않은것 같다.   나도 상담/치료자로써 큰 꿈을 가지고 이 길에 들어섰지만,미국에서 상담사로 살아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학교공부의 양이나 훈련의 시간은 여느 전문직 못지 않게 길게 하지만, 사실 월급은 이곳 실리콘 밸리 IT 엔지니어의 반도 안되는 경우가 많다. 인턴인 경우 겨우  최저임금수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편은 미국에서 대학원나와서 최저임금받는다며 놀리기도 했다. 

 

사실 돈을 떠나 상담이라는 직업자체가 내가 투자하고 시간을 들이는 만큼 눈에 보이는 가시적이 효과가 너무 적기때문에 더 힘들다.  일주일에 한번 30-40 분 만나는 상담으로 아이들 눈에 띄게 금방 효과를 보이는 아이들도 적고, 또 아이들의 문제행동이나 정서문제가 좋아져도 우리에게 금방금방 피드백을 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이 좋아지지 않는다, 더 문제가 많아졌다며 우리에게 하소연하는 부모와 선생님들은 널려있다. 그러니 내가 노력하는 일이나 시간에 비해 물질적, 정서적 보상이 너무 적다.

 

그래서, 나도 처음 이 일을 하면서 과연 이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걸까? 정말 이 일로 아이들의 영혼이 회복되고 가정을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의심을 정말 많이 했었다. 사실 아직도 늘 하고 있다.  내가 만나는 아이들 대부분은 아무 진전이 없어 보이고, 근본적으로 가정과 학교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아이가 문제 행동을 보이는 경우에, 내 역할은 지극히 미미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자기 심장마비로 아빠를 잃은 소녀가, 처음엔 상담실에 와서 말한마디 없이 울기만 했던 그 아이가 상담을 진행하며 조금씩 말을 시작하고 웃기 시작하고 나중엔 자신의 일상을 재잘거리며 말하던 그소녀를 나는 아직 잊지 못한다. 상담 마지막날 나를 꽉 안으며 너무 고마웠다고 자신에게 너무 도움이 되었다는 그 아이 덕분에 나는 꼭 밀린 보너스를 다 받은것 같았다.

 

부모의 아동학대로 아빠와 엄마랑도 같이 살지 못하고, 할아버지댁에 살던 중학생 남학생. 공부에 대한 흥미도, 삶에 대한 흥미도 없어 보이던 그 소년이, 어느날  A를 받았다며 나에게 자랑하러  가져온 퀴즈쪽지..

 

상담내내 어떤 발전이나 호전도 안보이고, 다른 사람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자페스펙트럼 학생이 상담 마지막날 나에게 선생님이 보고싶을것 같다는 말..

 

그리고 이제 만 6살이 되어가던 꼬마 소년이 나에게 돈을 보내주려면 어디로 보내야 하냐고 천진난만하게 묻던 그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사실 나는 아직도 자신이없다. 내가 가고 있는 그 길이 맞는 길인지.. 하지만  수많은 아이들과 가족들이 그냥 나를 스쳐가더라도, 그중에 또 이렇게 누군가의 삶속에 잠깐이라도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면.. 나는 그냥 이길을 계속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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